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안준철 기자
“한일전 즐기면서 해야죠.”
멕시코전 승리의 주역 중 하나인 최정(32·SK)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정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멕시코와 3차전에서 7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최정의 활약 덕에 한국은 7-3으로 승리하며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과 함께 대회 결승에도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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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도쿄돔에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무사 1,2루에서 최정이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 하고 있다. 사진(日 도쿄)=천정환 기자 |
하지만 5회말 김현수와 양의지가 볼넷을 골라내며 첫 찬스를 만들었다. 반드시 분위기를 가져와야 하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안타를 때려내며 만루 찬스를 후속타선에 제공했고, 한국은 민병헌의 적시타와 박민우의 밀어내기 볼넷, 이정후의 역전 타점, 김현수의 3타점 2루타가 연이어 나오며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후 만나 최정의 표정은 밝았다. 이번 대회 첫 출전에서 기대 이상이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정은 “오늘 긴장을 많이 했다. 초반에 우려했던 일(실책)이 나왔고, 실책으로 연결이 됐다”며 “공인구가 미끄러워서 침착하게 타구를 처리한다고 했는데,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솔직하게 말햇다. 5회초 최정의 실책 다음 박종훈이 홈런을 내줬기 때문이다.
최정은 “수비 연습은 많이 했다. 그러나 경기에서 직접 타구를 잡아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헤매지 않을까 걱정했다. 잡기는 잘 잡았는데, 던지는 것이 문제였다”며 “다른 팀 투수였다면 더 미안했을 텐데 박종훈이라 다행이다”라고 웃으면서도 “(박)종훈이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의젓해진 최정이었다. 실제로 박병호(33·키움)와 함께 대표팀의 맏형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용 선수라는 오명을 벗을 기미를 보였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인 최정이지만, 유독 태극마크를 달고는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10타수 4안타를 때린 게 국가대표 최정의 좋은 추억이다.
최정은 “선발 라인업이 결정된 직후부터 선수들이 많은 응원을 해줬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운 좋게 찬스가 왔고, 결과가 잘 나와서 다행이다”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계속 벤치에 앉아있었지만, 출전 준비는 하고 있었다. 혹시나 팀에 민폐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면서 경기에 뛰고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대표팀 맏형인 최정은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편하고 즐겁게 경기를 하고 싶다, 막상 또 긴장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내일 일본전은 더 편하게 즐기면서 할 것이다”라고 다잠했다.
최정 개인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