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20시즌부터 프로야구 제도는 큰 폭으로 변화하게 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변경된 제도 도입을 알렸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KBO의 결정에 ‘밀실행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제도 변화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를 남기고 있다.
KBO는 지난 21일 2020년 첫 이사회를 개최하고, 규약과 리그규정 개정안 및 2020년 예산안에 대해 심의했다. 가장 큰 관심은 제도의 전반적인 변화였다. 특히 도입된 지 20년을 맞이하는 FA(프리에이전트) 제도가 핵심이다. FA는 등급제 도입과 FA기간 단축이 모두 이번 이사회에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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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 제도 개선안과 관련해 선수협의 비판이 나왔다. KBO는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하는 모양새다. 사진=MK스포츠 DB |
현행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기간은 2022시즌이 끝난 뒤부터 1년씩 단축된다. 고졸 8년, 대졸 7년이 되는 것이다. 이 밖에 부상자명단 제도, 엔트리 확대(현행 27명 등록·25명 출전→28명 등록·26명 출전), 최저연봉 인상(2700만원→3000만원) 등 선수들의 지위가 향상되는 제도가 대거 도입된다.
하지만 선수협은 KBO의 발표에 대해 하루만에 밀실행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보상선수 제도 폐지 요구에 대한 협의 자체를 거부하고, 이사회에 안건조차 상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어 “KBO에서 최종적으로 제안했던 개정안과 다르게 전혀 상의 되지 않은 내용을 추가 안으로 상정하여 발표한 부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KBO의 일방통행에 불편한 기색을 비춘 것이다.
다만 KBO는 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다. KBO 고위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제도 개선안에 대해 선수협과 계속 대화를 해왔다. 밀실 행정이라는 말은 동의할 수 없다. 선수협 사무총장이 최근 바뀌었는데, 이번 달에도 3차례 만났다”면서도 “선수들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협이 원하는 걸 모두 들어줄 순 없다. 구단 측도 많은 것을 양보했다”고 말했다.
특히 샐러리캡과 관련해서는 “샐러리캡은 말그대로 소프트캡이다. 현재 도입해도 선수들에게 크게 불리하지 않다”면서 “등급제 도입도 올 시즌이 끝난 뒤가 아닌 몇 년 뒤부터 실시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빨리 도입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B등급 C등급 선수들이 팀을 옮길 수 있게 되면 전력 평준화를 모색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선수협은 KBO 이사회 안건에 대해 수용 여부를 표명하지 않아 줄다리기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KBO 측은 “제도 도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협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포용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고위관계자는 “제도에 변화를 주는 것도 결국 위기의식 때문이다. 지
한마디로 본질은 ‘위기의식’이라는 것이다. 제도가 변화하는 것은 예고된 일이다. 선수협이 어떤 명확한 입장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