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3승’ 선발투수, 앞문에서 부진하다가 뒷문으로 이동한 ‘102⅓이닝’ 투수는 억대 연봉을 받는다.
롯데 자이언츠는 박세웅(25)과 1억1000만원, 김원중(27)과 1억원에 재계약했다. 2019년 연봉과 동결해 둘은 억대 연봉자 자격을 유지했다.
박세웅과 김원중의 연봉은 지난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0개 구단 등록 선수 현황(억대 연봉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공개됐다.
↑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은 2020년 연봉 1억1000만원에 계약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는 2019년 12월 6일 재계약 대상자(60명)과 연봉 협상을 완료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른 속도였다.
그렇지만 60명 중 연봉이 공개된 선수는 강로한(28), 고승민(20), 진명호(31), 김건국(32), 서준원(20) 등 5명뿐이었다. 연봉 인상률이 높은 선수들이었다. 롯데 연봉 협상의 ‘빛’이었다. 하지만 ‘그림자’는 가려지기만 했다.
롯데의 연봉 협상 분위기는 추웠다.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최하위로 추락한 데다 10개 구단 체제에서 최소 승리 및 최저 승률을 기록했다. 밀고 당기는 그림은 없었다. 구단도 칼을 뽑았다.
훈풍은 없던 롯데였다. 그 가운데 박세웅과 김원중의 연봉 동결은 눈에 확 띈다. 냉정하게 거인군단 간판 투수 2명의 2019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지난해 6월 말 1군에 올라온 박세웅은 12경기 3승 6패 60이닝 44탈삼진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했다.
팔꿈치 상태가 안 좋았던 2018년(14경기 1승 5패 49이닝 40탈삼진 평균자책점 9.92)보다는 괜찮았다. 월별 평균자책점도 9.82(6월)→4.71(7월)→3.86(8월)→2.70(9월)으로 좋아졌다. 부활의 신호탄을 쐈으나 냉정하게 말해 돋보이는 성적은 아니었다.
박세웅의 연봉은 2017년 2억5000만원에서 2018년 1억1000만원으로 크게 깎였다. 삭감률은 56%였다. 2년 연속 삭감은 너무 가혹했던 것일까.
김원중은 지난해 막바지 보직이 변경됐다. 기복이 심해 대량 실점을 하는 경기가 적지 않았다. 시즌 성적은 28경기 5승 10패 1홀드 102⅓이닝 93탈삼진 평균자책점 5.63이었다.
팀 내 승리 공동 3위, 이닝 4위, 탈삼진 4위였다. 레일리, 다익손, 장시환이 팀을 떠나면서 남은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단, 다른 팀과 비교하면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다. 물론, 최하위 팀의 투수는 불운도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하위로 추락한 데에는 책임도 따른다.
미래에 거는 기대도 반영된 것일까. 김원중도 박세웅처럼 시즌 막판 ‘희망’의 날개를 폈다. 지난해 9월 등판한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00(9⅓이닝 10탈삼
롯데 관계자는 “(우리만의) 고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협상을 진행했다. 박세웅과 김원중의 연봉과 관련해 자세한 (동결) 이유를 밝히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