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오늘 같은 날도 있어야죠.”
2일 잠실 KIA전에서 화끈한 타격으로 빅이닝을 만들어 대승을 거둔 후 허경민(30)은 활짝 웃었다.
두산은 안타 17개와 볼넷 7개를 묶어 14-3으로 크게 이겼다. 6회초까지 2-3으로 뒤졌으나 6회말에 타자 일순하며 7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 허경민은 2일 열린 KBO리그 잠실 KIA전에서 5타수 3안타 1볼넷 5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두산의 14-3 대승을 이끌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허경민은 5타수 3안타 1볼넷 5타점 1득점으로 두산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의 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결정적인 상황에 한 방이 터졌다. 오재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3의 균형이 깨졌다. 그러나 1점 차의 불안한 리드였다. 허경민은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장현식의 속구를 공략해 외야 가운데 펜스 가까이 타구를 날렸다. 싹쓸이 2루타. 스코어는 7-3으로 벌어졌다.
허경민은 “만약 동점 상황에서 타석에 섰다면 부담이 컸을 것 같다. (오)재일이 형이 좋은 선구안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조금 마음이 편했다. 배트에만 맞히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었다. (2S 카운트에서) 운이 좋게 내가 칠 수 있는 유일한 코스로 공이 날아왔다”라고 결정타를 날린 장면을 회상했다.
두산은 64승 4무 55패를 기록하며 KIA(64승 55패)와 공동 5위에 올랐다. 그렇지만 늘 상위권에 있던 팀이 중위권에서 경쟁하는 게 낯설기도 하다. 2015년부터 5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우승 3회·준우승 2회)에 진출했던 두산 왕조의 몰락을 우려하는 이도 있다.
허경민은 “아마도 지금 순위가 낯설게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게 우리의 현주소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수없이 많을 거다. 그렇지만 ‘왜 안 될까’라는 생각보다 반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각자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재일이 형이 선수단에 ‘이렇게 시즌을 마치면 너무 슬프지 않겠냐’라고 얘기했
끝으로 허경민은 “좋은 흐름이 한 번만 오면 됐는데 그동안 잘 안됐다. 오늘 승리를 계기로 좋은 흐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