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군사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진전되질 못 하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독재자 카다피는 석유시설이 집중된 라스 라누프를 탈환하려고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기대를 모았던 나토 국방장관회의는 싱겁게 첫날 회의를 마무리했습니다.
리비아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다시 확인했지만, 역시 유엔 결의안이 필요하다는 원론을 되풀이했습니다.
▶ 인터뷰 : 라스무센 / 나토 사무총장
- "나토군은 유엔 결의안이 있어야만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고려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게다가 리비아에 군사개입을 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유엔 안보리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유럽 각국의 외무장관들은 심지어 리비아 군사개입에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귀도 베스테벨레 / 독일 외무장관
- "북아프리카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자유를 원하고, 평화를 지지하기에 더 신중하고 현명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팀은 카다피가 주로 헬기를 이용해 공세를 펼치는 상황에선 전투기 출격을 차단하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국제사회가 답보상태에 빠진 사이, 카다피는 석유시설이 있는 라스 라누프를 탈환하는 데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탱크와 헬기는 물론, 이제 바다에서까지 공세를 펼치며 시민군을 압박했습니다.
▶ 인터뷰 : 반정부 시민군
- "카다피가 우리의 삶을 망쳐놨습니다. 미사일과 폭탄, 총을 앞세워 공격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정상들은 오늘(11일)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려고 긴급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아랍연맹도 내일(12일) 리비아에 대한 군사제재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카다피를 압박할 뾰족한 해법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