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물질은 무게, 즉 질량을 갖고 있죠.
우주 탄생 당시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진,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발견에 과학자들이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현대 물리학에서는 물질이 12개 기본입자와 이들의 상호작용을 이끄는 4개 매개체, 그리고 물질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입자로 구성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16개 입자는 모두 발견됐지만, '힉스'는 이론으로만 존재했습니다.
물질이 질량을 갖게 되는 우주 탄생 직후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졌기 때문에 그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 선(CERN)에서는 수년 전부터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양성자 두 개를 서로 반대반향에서 빛의 속도로 충돌시켜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과 같은 상황을 만든 뒤, 힉스 입자의 존재를 찾는 것입니다.
실험결과 힉스가 저에너지 범주인 115~130GeV(기가전자볼트) 영역에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인터뷰 : 박인규 /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
- "힉스를 찾아가는 영역이 굉장히 좁아졌고, 문이 좁아졌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실험을 하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그 안에 힉스가 존재하지 않는 건지 결론에 거의 임박했다는 것입니다."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그 외계인이 있을만한 행성을 만 개에서 100개로 줄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자들은 내년 안에 힉스 존재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CERN 실험 참여자
- "힉스의 발견은 세상과 물질, 그리고 우주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바꿔놓을 것입니다."
100년 전 원자핵의 발견이 원자폭탄과 원자력발전으로 이어졌듯이, 힉스 입자의 발견은 100년 뒤 우리 삶의 모습을 송두리째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