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에서 파업 시위를 벌이던 광부 34명이 경찰의 발포로 숨지자 검찰이 황당하게도 동료 광부들을 살인죄로 기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난이 일자 남아공 검찰은 이를 취소하고 일부 광부들을 석방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박문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석방된 광부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이들은 지난달 남아공 마리카나 백금광산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 집회를 벌여 붙잡혔다가 풀려났습니다.
당시 집회를 해산하려던 경찰은 광부들을 향해 발포해 34명이 숨지고 78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 인터뷰 : 무샴파 / 석방된 파업 광부
- "발포는 경찰의 잘못입니다. 그들은 최루탄이라든지 (실탄이 아닌) 그런 것들을 사용했어야 했어요."
더욱 황당한 것은 검찰의 반응.
시위대가 경찰의 발포에 원인을 제공했다면서 광부 270명에게 공공질서 위반과 함께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말레마 / 아프리카민족회의 전 청년연맹 회장
- "진짜로 광부들을 살해한 경찰은 단 한 명도 붙잡히지 않았습니다."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법무장관마저 충격적인 결정이라며 설명을 요구하자 검찰은 살인죄 기소 방침을 취소했습니다.
뒤이어 일부 광부들이 풀려났지만, 사건의 책임 소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 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요하네스버그의 광산에서도 경찰의 발포로 시위 광부 4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사태는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문영입니다. [ mypar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