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정상들을 상대로 한 미국의 불법 도청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는 무려 10년 넘게 도청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천홍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미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무려 10년 넘게 도청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도청은 없다"고 거듭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제이 카니 / 미국 백악관 대변인
- "미국은 메르켈 총리의 통화 내용을 엿듣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는 겁니다."
미국의 전방위 도청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독일 베를린 시민
- "사람들을 감시하는 건 명백한 불법이므로 중지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시위대 수천 명이 의회 건물로 행진을 벌이며 미국 정부의 불법 도청에 항의했습니다.
향후 미국의 외교정책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이미 도청을 당했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이달로 예정됐던 미국 국빈방문을 전격 취소하며 사실상 외교적 보복에 나섰습니다.
유럽연합 의회 의원들은 "미국이 테러를 빌미로 감시활동을 벌여왔다"며, "테러 관련 금융계좌 정보를 미국에 넘겨주지 말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우방 정부를 감시하고 도청해온 오래된 관행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만둘지,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kin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