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21일(현지시간) 마피아의 본거지인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지역을 처음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이 지역의 카사노 알로 조니오 마을은 지난 1월 조직폭력 세력 간 마약전쟁 과정에서 3세 남아가 할아버지와 함께 살해된 곳이다.
교황은 이탈리아에서 최빈곤 지역의 하나인 이곳에서 10만여명의 순례자들이 참석할 예정인 미사를 집전하며 이에 앞서 감옥과 병원, 요양시설을 방문하고 살해된 남아의 부친도 만날 예정이다.
교황은 특히 이 지역의 양대 현안인 고실업과 막강한 범죄조직 '은드랑게타'의 지배력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칼라브리아 지역의 25세 이하 청년층의 실업률은 작년 기준 56.1%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높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지역 범죄조직의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상태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국으로 가져갈 수 없는 피묻은 돈을 포기하라고 경고하면서 마피아를 비난했다.
지난달 마피아에 희생된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는 마피아에 대해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1993년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시칠리아에서 마피아를 비난하자 코사 노스트라 마피아 조직은 로마에 있는 두곳의 성당에서 폭탄 보복공격을 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피아 세력과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교황이 공격 목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칼라브리아주(州) 니콜라 그라테리 검사는 작년 11월 "은드랑게타 마피아 조직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마피아 두목들은 어떤 일도 저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이러한 경고에 대해 우려할 이유가 없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피아조직 은드랑게타는 칼라브리아 지역을 무대로 국제적인 코카인 밀매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지역 마피아는 역사적으로 가톨릭과 유착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이득을 봤으나 지난 20년간 수많은 가톨릭 사제들이 마피아와의 싸움에 참여했고 일부 사제는 목숨을 잃기도 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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