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에 찬성한 영국 하원의원에 대해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해당 의원이 포함된 영국 하원 대표단의 중국 방문이 취소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하원 대표단은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영국-중국 리더십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출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이 대표단의 일원인 리처드 그레이엄(보수당) 의원에 대해 홍콩 시위에 대한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중국대사관 측은 그레이엄 의원이 지난달 22일 의회 토론에서 영국이 홍콩의 주권 반환을 결정한 1984년 중-영 공동선언의 원칙을 수호할 의무가 있다면서 홍콩 시위에 지지 견해를 밝힌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표단은 중국대사관에 그레이엄 의원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으면 여행 자체를 취소하겠다고 최후 통첩했지만, 대사관은 대표단이 제시한 24일 오후 5시까지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휴고 스와이어 영국 외무부 부장관이 외교적 마찰 없이 하원 대표단의 중국행을 성사시키려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방중 계획 자체가 취소됐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중국 리더십 포럼은 양국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 이 점을 중국 정부에 제기했고 비자 발급 거부 결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중국대사관이 영국의 내부 문제에 받아들일 수 없는 방법으로
전직 외교관인 그레이엄 의원은 과거 주중 영국대사관에서 근무했으며 1980년대 후반에는 마카오에서 영사로 근무했다. 또 1984년 중-영 공동선언 때와 1997년 주권 반환 당시 홍콩에 거주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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