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대통령 선출, 결국 실패…내년 1월 조기 총선
그리스가 29일(현지시간) 대통령을 선출하는 최종 투표에서도 실패해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됐습니다.
의회는 이날 연립정부가 추대한 스타브로스 디마스(73) 후보에 대해 세 번째 찬반 투표를 벌였으나 찬성표가 168표에 그쳐 가결 요건인 정원의 60%(180표)에 못 미쳤습니다.
이에 따라 의회는 해산하고 내년 1월에 총선거를 치러 새로 구성된 의회가 다시 대통령을 선출해야 합니다.
그리스의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원수로 이번 대선은 신민당과 사회당으로 구성된 연정의 긴축정책에 대한 찬반투표로 여겨졌습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면 구제금융 졸업을 앞두고 그리스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의원들을 설득했으나 지난 23일 치른 2차 투표에서 추가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사마라스 총리는 대외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에서 내년 재정수지 전망에 대한 이견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따라 난항을 겪자 내년 2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당기는 도박을 걸었으나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는 이날 투표가 끝나고 "대통령에게 내년 1월 25일에 총선을 치르자고 제안하겠다"며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긴축에 반대하는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민당보다 앞서고 있어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리자는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신민당에 승리한 이후 채권단이 보유한 국채의 절반을 탕감하고 긴축정책 조치들을 되돌려야 한다며 줄곧 조기총선을 주장했습니다.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국민 다수가 긴축정책을 끝내기를 원한다"며 "며칠 뒤에는 (대외채권단과 합의한) 긴축정책들은 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리스 정계에서는 총선에서 최다 득표한 정당은 추가로 50석을 얻지만 시리자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시리자가 집권하면 다시 재정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로 폭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테네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투표 직후 11%까지 폭락했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줄여 5%대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그리스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지난 주말보다 1%포인트 오른 9.55%로 치
그리스의 대외채권단인 유럽연합(EU)은 시리자의 집권으로 개혁 정책이 무산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서 다시 번성하려면 유럽에 속해 있고, 그리스 유권자와 정치인들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개혁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