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칩 제조업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나섰다. 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자국 반도체칩 시장의 해외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미국의 해킹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반도체칩 제조사 스프레드트럼의 리오 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우리 회사에 고위 관료들이 사용할 도청방지 스마트폰용 칩을 특수 제작해달라고 의뢰했다”고 밝혔다. 리 CEO는 "중국 고위관료들은 스마트폰의 보안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특히 지난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하며 미 당국이 중국인 수백만명의 스마트폰을 해킹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미국의 도청 및 스파이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노든이 폭로한 NSA의 중국인 스카트폰 해킹은 사실 반도체칩과는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그만큼 기밀정보 유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보적인 이유와 더불어 중국정부가 자국 반도체기업의 역량를 강화하려 하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도 크다. 중국산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시장의 90%는 퀄컴 등 해외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퀄컴을 조사하고 있는 것도 자국 기업이 해외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마련해주기 위함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과거에도 이같은 문제의식을 느끼며 2013년 1600억 위안(약27조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자국 반도체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프레드트럼도 이러한 정부의 계획에 따라 지난 2013년 말 중국 국영 칩개발업체인 칭화유니그룹에 합병됐다. 이후 스프레드트럼은 2013년 말 이후 2500여명의 인력을 늘리며 고성능 칩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2014년 5.9% 하락했다. 이는 20.5%나 올랐던 2013년이 비해
[연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