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1917~1945) 70주기를 맞아 그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일본 후쿠오카에 시비(詩碑)를 건립하는 방안이 일본 지식인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도쿄신문은 5일(현지시간) 니시오카 겐지 후쿠오카대 명예교수 등 10명이 윤 시인의 기일인 오는 16일 '후쿠오카에 윤동주 시비를 설치하는 모임'을 후쿠오카 시에서 발족한다고 보도했다.니시오카 교수 등은 "이웃나라 젊은이의 미래를 빼앗은 식민지배와 전쟁을 반성하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맹세를 새롭게 하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며 시비를 건립하는 이유를 밝혔다. 윤 시인을 통해 일제에 고통받은 젊은이들을 기억하고 역사를 반성하기 위한 자리로 삼겠다는 것이다.
니시오카 교수는 1994년 '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을 만들고 매월 후쿠오카 시에서 윤 시인의 시를 읽는 낭독회를 열었다. 또 매년 기일인 2월 16일 전후로 윤 시인이 숨진 형무소 터 근처의 공원에서 추도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니시오카 교수 등은 이번에 새로 발족하는 모임을 통해 시비 건립 비용 모금을 호소할 계획이다.
만주에서 태어난 윤 시인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교토 도시샤대에서 유학하던 중 1943년 7월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붙잡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일제는 그가 한글로 시를 써서 독립운동에 관여
윤 시인은 후쿠오카 형무소에 갇혀있다가 광복을 6개월 앞둔 1945년 2월16일 27세의 나이로 옥사했다. 사인은 일제의 생체실험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설이 있으나 불확실하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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