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기업가치 7000억달러를 돌파하며 "현금을 쌓지않고 투자하겠다” 밝혔던 애플이 북유럽에 첫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아일랜드와 덴마크에 20억달러(약 2조2194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건립키로 한 것이다. 유럽에서의 시장영향력 확대와 함께 최근 미국 정보당국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에 대한 대응책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일랜드와 덴마크에 각각 16만6000㎡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영은 오는 2017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 데이터센터는 현재 미국의 서버를 거치도록 되어 있는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인 아이튠즈, 메시지, 음성 인식 서비스인 시리 등을 미국을 거치지 않고 단독 처리토록 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데이터 보안성도 높아지고 처리속도 등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에 짓는 데이터센터는 애플의 유럽 본사도 겸한다.
애플측은 "유럽 데이터센터가 신재생에너지를 쓰고 현지에서 수백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애플의 북유럽 지역 데이터센터 건립은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일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하면서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유럽에서 우려가 커진 영향도 있다.
WSJ는 "애플뿐 아니라 아마존, 세일즈포스 등 다른 미국 기업들도 속속 유럽에 데이터 센터를 짓고 있다”며 "스노든의 폭로가 기업들의 유럽행을 재촉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선 최근 고객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한 기업에 최대 1억유로 또는 연간 매출의 5%를 벌금으로 부과토록 하는 법안이 발표되기도
한편, 애플의 주가는 23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에서 전날 종가 대비 2.71% 오른 133.00 달러로 마감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 애플 시가총액은 7746억9000만달러(859조8000만원)로, 세계 증시 사상 최고치였다. 이는 삼성전자의 4.2배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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