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유출 정황을 파악하고도 약 10개월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NHK는 24일 도쿄전력이 작년 4월께 제1원전 2호기 원자로 건물 주위를 통과하는 한 배수로에서 비가 올 때 마다 다른 배수로보다 높은 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배수로와 연결돼 있는 2호기 배수로의 오염수를 측정한 결과 방사성 물질 세슘 137이 ℓ 당 2만3000베크렐(㏃), 세슘 134가 6400베크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배수로는 후쿠시마 제1원전 전용 항구 바깥 바다와 연결돼 있다. 결국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나갈 가능성을 확인하고도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문제를 공표하지도 않은 것이다.
도쿄전력은 주변 해양의 방사성 물질 농도에 큰 변동이 없다고 주장하며 다음달 말까지 2호기 옥상이나 배수로 바닥에 방사성 물질을 흡착하는 흙을 깔겠다고 밝혔다.
앞서 도쿄전력은 지난 22일 다른 배수로에서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 농도가 평소의 약 70배 수준인 ℓ당 7230 베크렐로 측정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배수로는 원전 전용
도쿄 전력은 "계속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유출된 것으로 후쿠시마 현을 비롯한 여러분께 거듭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지역 어협 조합장은 이번 발표에 충격을 받았다며 "도쿄전력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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