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신용등급이 투기(정크) 등급으로 강등당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러시아가 해외에서 외화표시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조달 비용이 높아진 만큼 자국내에서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겠다는 의지다.
2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이미 해외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배제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국제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금융위기 이후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왔다. 2010년 이후 220억달러에 이르는 해외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의 군사 충돌로 촉발된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세계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 러시아 경제가 크게 어려워졌다. 게다가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에너지가격 폭락으로 루블화 가치마저 폭락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올해 들어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러시아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낮췄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승인한 새해 예산안에서 내년 70억달러, 2017년 추가로 70억달러를 각각 해외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을 담았었다. 그러나 이날 실루아노프 장관은 “우리는 보다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며 “내부적인 자금 조달원을 통해 예산 부족분을 메워가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스피로 스피로소버린 스트래티지 대표는 블룸버그에 “이번 러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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