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30년을 초과하는 초장기채권(Super-long debt) 발행이 정부와 기업 사이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조치와 유럽의 양적완화로 인한 경기회복 효과 이전에 최대한 돈을 싸게 빌려쓰자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이나 보험사 같은 투자자들도 수익율 확보를 위해 안전자산인 초장기 채권매입에 열을 올리면서 50년에서 100년 만기 채권발행도 쏟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시장 조사기관 딜로직 자료를 인용, 올들어 발행된 30년 이상 초장기 국채 및 회사채 규모가 690억달러(약 77조56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서 2배 가량 많은 규모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영국은 이날 오는 2068년 만기 53년물 국채 발행을 재개했다.
투자자들이 국채매입에 몰리자 금리는 역대 가장 낮은 2.62%를 기록했다. 지난해 멕시코와 프랑스전기공사(EDF)는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고 캐나다와 스페인도 50년물 국채를 처음으로 찍었다.
FT는 “초장기 채권이 빠르게 증가하는건 경기 부양을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기준금리를 인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하는 등 돈풀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조만간 기준 금리를 올릴 것을 예상하고 늦기전에 자금을 저렴하게 조달하려는 심리도 한 몫하고 잇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초장기 채권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특히 연기금이나 보험회사들은 저금리 하에서
데이비드 오웬 제프리스 유럽 금융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가 지금처럼 낮은 상황에서 돈을 빌리는 쪽에선 채권만기를 더욱 늘리려는 경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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