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역 수니아-시아파 대결구도로

중동 전역이 이슬람교의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 간 대결 구도로 접어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아랍연맹(AL) 22개국이 예멘 내전 대응을 위해 아랍연합군을 창설하기로 29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사우디를 포함한 10개국은 이미 지난 25일 예멘을 장악한 시아파 반군인 후티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이어 28~29일 이집트에서 열린 AL 정상회의에서 연합군 창설을 이끌어내는 등 사우디는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AL은 연합군 창설은 물론 “예멘에서 시아파 반군을 완전히 축출할 때까지 공습을 계속한다”고 확인했다. 이라크 등이 참여하는 아랍연합군은 정예부대 4만명으로 구성되며, 각각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배치될 것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등 중동 수니파 국가들의 이란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것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사우디는 이란이 후티의 배후에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 사우디로 도피한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도 AL 회의에서 “후티는 이란의 꼭두각시”라며 개입을 호소했다.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입지가 강화된 데 따른 경계심이 커지는 것이다. FT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갈등이 예멘에서 ‘대리전’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갈등은 IS 격퇴 과정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란이 시아파 이라크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IS 사태에 대응하면서 사우디 등 걸프국가의 불안감은 커졌다. 시리아 내전도 기본적으로 시아파 계열의 알라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수니파인 반군 간 충돌 구도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