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1일 중국 양쯔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둥팡즈싱’호가 442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참사로 막을 내렸다.
중국 구조당국은 6일 언론발표를 통해 이번 침몰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396명, 실종자가 46명이라고 밝혔다. 456명의 전체 탑승객 가운데 첫날 구조된 14명을 제외한 442명 전원이 사망하거나 실종한 것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신중국 건국 이전인 1948년 2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장야호’ 폭발사고 이후 최악의 선박사고다. 당국은 더 이상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구조인력과 헬기 등을 동원해 선박 내부에 대한 재수색과 사고지점 하류지역을 중심으로 한 실종자 찾기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날 강 위로 끌어올린 둥팡즈싱호 내부에 대한 최후 수색에서도 희생자들의 시신만 잇따라 발견했다. 특히 승객 중 나이가 가장 어린 3세 여자 어린이의 시신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선체를 수색하던 구조대원들이 4층 1등칸에서 아이의 시신을 발견한 것.
우한완바오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은 어린 아이의 주검 앞에서 모두 눈물을 참지 못했다. 구조대를 지휘하던 광저우군구 참모장은 “소식을 듣고 나도 자식이 있는 입장에서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려고 했는데 이미 시신을 수습했더라”며 안타까워했다.
구조작업이 종료되면서 중국은 전국적인 추도 국면에 들어갔다. 지난 2일부터 후베이성 젠리현 사고현장에서 구조와 수색을 지휘해온 마카이 국무원 부총리는 6일 침몰선 희생자 가족들을 찾아 위로했다.
마 부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대신해 희생자에 애도를 표하고 희생자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향후 사고처리와 보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피해자 가족들의 추모행사에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겠다면서 희생자 가족들이 사고 발생지인 젠리현 양쯔강 강변을 방문해 명복을 빌 수 있도록 해주기로 했다. 교통운수부는 7일을 중국 전통 관습에 따라 망자를 추도하는 ‘7일제’(頭七) 행사일로 정하고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한 장소에서 묵념과 경적 울리기 등으로 애도를 표했다.
방송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7일부터 이틀간 오락 프로그램 방송을 잠정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둥팡위성, 장쑤위성 등 다수의 위성TV가 오락 프로그램 방
사고현장에서 가까운 젠리현의 한 초등학교 담장에 이번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글이 적힌 노란 리본이 가득 매달리는 등 일반인들의 추모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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