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가 인공지능의 이미지 인식능력을 의도적으로 부풀리다가 적발됐다.
지난 3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바이두는 ‘2015 이미지 인식 경쟁 기술대회(ILSVRC)’에서 자사가 개발한 슈퍼컴퓨터 민와(Minwa)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조작하다 대회관계자에게 적발됐다. 바이두는 공식 사과성명을 내고 지난 12일 참가팀을 이끌었던 팀장을 해고했다. 바이두 관계자는 “시장의 신뢰를 저버린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라며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ILSVRC는 인공지능이 자신에게 주어진 10만 개의 사진을 1000개 카테고리로 얼마나 정확히 분류하는지를 겨루는 대회로 스탠포드 대학, 노스캐롤로니아 대학이 매년 공동주최한다. 가령 슈퍼컴퓨터가 사람을 찍은 사진을 사람으로 분류하는지를 보고 그렇지 못할 경우 오차율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이번 기술조작이 적발되기 전까지만 해도 바이두는 민와의 오차율이 4.58%를 기록해 구글(4.82%), MS(4.90%)를 앞질렀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하지만 바이두의 약진에는 꼼수가 있었다. ILSVRC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일주일에 최대 2번만 참가기업이 대회서버에 접속해 자사 컴퓨터의 인식분별 시스템을 개량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바이두는 일주일에 40번 꼴로 접속해 보다 많은 성능개량을 시도했다. 지텐드라 말릭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는 “바이두의 행위는 올림픽 대회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꼼수가 들통이 나자 상황이 반전됐다. 그동안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던 성과가 한 순간에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이미지 인식기술 분야 연구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센 비난이 일었다. 대회조직위는 바이두의 대회 참가권을 1년 간 박탈했다. 이에 바이두는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책임자를 해고하면서 ‘신뢰회복’에 들어간 것이다.
바이두가 무리수를 둔 이유는 이미지 인식이 차세대 IT분야로 꼽히는 ‘딥러닝(Deep Learning)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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