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친딸’, 또는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그레이스 포우 상원의원(46)이 필리핀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필리핀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2016년 필리핀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포우 의원은 30%의 높은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포우 의원은 현재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1순위로 뽑혔던 베조마르 비나이현 부통령을 무려 16%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전인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돌풍’인 셈이다.
포우 의원은 정계에 입문한 이후 늘 ‘독재자의 딸’이라는 루머에 시달려왔다. 지난 65년~86년 재임했던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한때 10대 여배우와 간통해 낳은 딸이라는 루머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루머는 평범치 않은 포우 의원출생과 양육과정에서 비롯됐다.
포우 의원을 어릴적 입양해 키운 양모(養母)인 제수사 소로나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내통한 여배우로 알려진 로즈메리 소로나의 친언니다. 1960년대 초 10대 여배우로 한창 잘나가던 로즈메리 소로나가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바람을 펴 낳은 아이를 본인의 친언니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물론 포우 의원은 이를 전면부인하고 있다. 최근에도 필리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르코스가 내 친부임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든지 해봐라. 나와 내 어머니(양모)는 (루머가) 사실이 아님을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중들은 포우 의원이 확실한 증거를 대지 못한 채 말로만 루머를 부인하고 있는 점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마치고 미국인 남편과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포우 의원은 지난 2005년 고향인 필리핀으로 돌아왔다. 그의 양부(養父)이자 영화배우였던 페르난도 포우는 지난 2004년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에 맞서 대선에 출마했다가 패했다. 그의 부친은 아로요 전 대통령에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후 사망했고 포우의원은 아버지의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귀국했다. 포우 의원은 지난 2010년 베니그노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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