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통해 후천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된 두 사람이 결혼을 약속해 화제다.
24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은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22)가 성소수자 권익옹호를 위해 설립한 ‘해피히피파운데이션’(Happy Hippie Foundation)이 소셜미디어 캠페인 ‘인스타프라이드’(InstaPride)에서 소개한 마일리 브레이디(33)와 프레셔스 데이비스(29) 커플의 러브스토리를 전했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한 브레이디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데이비스는 지난 2월 약혼했다.
브레이디는 “데이비스가 ‘사이러스로부터 캠페인 주인공이 돼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을 때 농담인 줄 알았다”며 뜻밖의 경험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사이러스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에 “성전환 남녀 브레이디와 데이비스의 러브스토리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며 “이들은 성소수자 사회, 특히 유색인종 성소수자들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브레이디는 성소수자 지원단체에서, 데이비스는 시카고 콜럼비아대학 다양성 센터에서 각각 일하고 있다.
브레이디는 “태어나면서부터 성정체성에 의문을 품었고 5세 때 엄마에게 ‘나는 아빠같은 남자’라고 선언했다”면서 “부모님의 이해 하에 남장을 하고 다녔지만 교회에 갈 때는 남성복이 아닌 원피스를 입었어야만 했다”고 회고했다.
데이비스는 3년 전부터 여성 정체성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대학시절 여장 퍼포먼스를 하면서 어릴적 담요를 치마처럼 두르고 엄마 하이힐을 신은 채 집 주위를 돌아다니며 느꼈던 기분이 생각났다. 첫번째 호르몬 주사를 맞고 비로소 완벽해진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3년 시카고 남부의 성소수자 지원센터에서 만났다.
브레이디는 “데이비스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고, 눈앞에 내 미래가 그려졌다. 단 한번도 아이를 갖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으나 데이비스를 닮은 딸들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브레이디는 1년에 걸쳐 데이비스에게 구애를 하면서 꽃을 보내고 시를 적어보내고 사무실로 점심을 싸들고 갔다. 둘은 작년 6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성전환자 건강 컨퍼런스에서 공식 커플 선언을 했다.
브레이디는 데이비스에게 “지금껏 당신처럼 아름다운 여인을 본 일이 없다. 당신과 평생 함께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데이비스
브레이디는 지난 2월 시카고 도심 명소 밀레니엄파크의 유명 조형물 ‘구름문’(Cloud Gate) 앞에서 데이비스에게 청혼했다. 결혼식은 내년에 치를 계획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