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리스의 독자통화인 드라크마(drachma)가 14년만에 다시 부활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크마는 그리스가 유로화를 도입하기 전 사용했던 통화이름이다.
기원전 약 1100년전에 처음 발행된 것으로 알려져 인류 역사상 제일 오래된 공식 통용화폐로 알려졌다. 아테네에서 최초 발행된 1드라크마는 4.3그램의 순은으로 만들어졌으며 숙련된 노동자의 하루 임금이었다. 그리스가 지중해를 장악한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지중해와 인근 중동 지역에서 사용됐다. 지금의 미국 달러처럼 ‘기축통화’ 노릇을 하기도 했던 것.
로마가 그리스를 점령 한 후 지중해의 기축통화 자리는 로마 통화인 ‘데나리온’으로 넘어갔다.
드라크마가 부활한 것은 1832년 그리스가 오토만제국에서 독립하면서부터다. 170년간 그리스 화폐로 쓰이던 드라크마는 2001년 340.75드라크마=1유로의 비율로 유로화와 대체됐다.
그리스가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에 빠지면서 역사속 ‘드라크마’ 부활도 현실성 있는 얘기로 다가온다. 국가부도 이후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그렉시트)할 경우 드라크마 도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그리스 중도정당인 토포타미의 하리스 테오하리스 대변인은 정부가 드라크마로 전환을 위한 실무그룹을 조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렉시트가 이뤄지더라도 곧바로 드라크마 도입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유로존 전체에서 통용되는 통화에서 그리스 경제 비중을 감안해 지폐 2억3000만장과 동전 15억개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지폐발행에 약 3억달러, 동전을 만드는데 1억3000만달러 등 총 4억3000만달러(약 4800억원)가 소요된다.
유로화를 버리고 바로 드라크마를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드라크마 발행 전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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