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군의관대학이 수업 내에서 학생들에게 엽기적인 가학성 실험을 펼쳐온 교수의 행각을 수십년 넘게 묵인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가학성 실험을 인지하고 곧장 대처했다는 대학측 발표는 거짓임이 드러났다.
존.H.핵맨 박사는 실제 전쟁상황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는 명목 하에 학생들에게 최면유도제 투약·직장(直腸)검사·출혈 통한 쇼크상태 실험 등을 강요해왔다. 학생들은 핵맨 박사가 음경신경차단 수술, 요도관 삽입까지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그가 국립군의관대학 교수로 부임인한 지 2년째이던 1986년부터 자행된 일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보공개법을 통해 입수한 문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로이터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기록에는 대학 측이 핵맨교수의 수업방식을 문제삼지 않았다는 증거가 광범위하게 담겨 있다. 1993년 당시 학장은 핵맨 박사의 기행을 문제삼아 군법재판에까지 회부하려 했으며, 2012년에는 세 명의 교수진이 학칙을 어긴 핵맨 박사의 수업을 참관했지만 아무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 기록돼 있다. 적게 잡아도 20년의 세월 동안 핵맨 박사의 엽기 행각을 알고도 방치해온 셈이다.
그럼에도 찰스 라이스 미국국립군의관대학 학장은 “사태를 파악하자마자 학생들의 혈액검사를 시행하고, 핵맨교수를 내쫓았다”며 “우리는 즉각적인 대처를 취했다”고 2013년 자평한 바 있다. 당시 대학 측은 내사에 착수해 버지니아주 의사협회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의사협회는 핵맨 박사의 면허를 취소했다.
핵맨 박사는 “수많은 학생들이 내 수업을 받았는데 단 한명이 문제를 제기했다”며 “민간인만으로 구성된 의사협회는 군의 현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라며 복권을 주장하고
또한 그는 “대학 측은 이제와서 나를 비판하고 있지만, 분명히 수업방식을 인정하고 용서했다”라고 말했다. 대학 내부 관계자들은 이같은 핵맨교수 주장 인정하고 있다.
핵맨 박사의 엽기적인 수업방은 미 정보로부터 높이 평가받아 2007년에는 1050만달러를 지원받기도 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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