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중국의 섬유제조 업체인 키어그룹은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공장을 짓기 위해 2억1800만달러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또다른 중국 기업인 JN섬유도 같은 지역에 4500만달러를 투자해 추가로 해외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는 과거 남북전쟁을 전후해 목화·섬유 산업이 번창했지만 산업고도화에 따라 지금은 산업 자체가 사라진 지역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졌던 중국 기업들이 쇠락한 미국의 섬유 1번지에 다시 둥지를 틀고 있는 이유는 뭘까.
뉴욕타임즈는 3일(현지시간) 중국 제조업이 자국의 고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내 임금상승은 갈수록 가팔라지는 반면 미국은 수년간 정체되면서 미국의 생산비용을 100으로 볼 때 중국이 96까지 올라왔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제조업에 대한 정부보조금, 규제완화 등은 중국에 없는 미국만의 매력으로 중국 기업들에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표면적인 임금이 중국의 2배에 달하는 미국의 고임금 구조를 감안하면 이런 분석은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
중국의 임금이 급속도로 오르긴 했지만 최저임금은 여전히 시간당 3달러 수준이다. 미국은 현재 최저임금이 시간당 7.25달러로 주정부나 정치권에선 평균 10달러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미국내 인력들이 기술숙련도가 높다고 해고 표면임금 자체가 2배에 달해 생산비용이 크게 낮아지기 힘든 것이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을 찾는 보다 정확한 배경은 ‘자동화(Automation)’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미국을 찾는 중국 기업들은 저가 인력을 찾아 온 것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WP는 “수공업에 의존하는 중국 기업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위해 공장을 이전하는 곳은 여전히 방글라데시, 베트남, 멕시코 등”이라며 “현재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들은 생산공정이 대부분 자동화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섬유산업 자체가 더이상 노동집약적 구조로 마진을 챙기기 어려워진 만큼 미국의 최신 자동화 설비로 갈아타 인건비 자체를 대폭 줄이는 경영변신을 시도하는 셈이다. 아울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의류는 중국이나 인도 공장에 생산한 제품에 비해 중남미로 판로를 개척하기에 유리하다는 점도 중국·인도 등 아시아 기업들 이전의 한 요인이다.
중국의 대미투자가 늘고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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