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엔화 약세(엔저)에 힘입어 대대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0일 발표한 주요 328개 기업 조사에서 3분의 1에 해당하는 111개사가 올해 사상 최대의 연구개발 투자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연구개발비를 공개한 268개사의 올해 연구개발 투자액은 11조7940억엔(약 110조297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7% 늘어나 6년 연속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엔저로 실적이 개선된 자동차 업계 등 제조업체들은 5∼10년 앞을 내다보고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총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투자액이 6.1% 늘어난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3개 자동차 회사들은 나란히 투자액 상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도요타는 연료전지차(FCV) 등 친환경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역대 최고인 1조 500억엔을 들일 계획이다. 혼다는 미국 연구 거점을 지난 봄에 이전·확장했다.
기계, 엔지니어링, 조선업종은 과반수인 19개사가 사상 최고액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항공기와 차세대 가스 터빈 개발 등을 위해 16.1% 증가한 900억엔을 투자한다. 가와사키 중공업은 수소발전, 운반선 등 신사업 투자 등을 염두에 두고 10.6% 늘어난 460억엔을 계획하고 있다. 또 IHI는 항공기를 위한 연구개발을 확대하기 위해 21.6% 증가한 450억엔을 전망하고 있다.
소재 화학업종은 도레이 등 절반에 가까운 34개사가 올해 투자액을 사상 최대로 잡고 있으며 총액은 5.1% 증가할 전망이다. 도레이는 지난해부터 3년간 1800억엔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그 가운데 절반은 에너지 절약·신 에너지·환경 관련 사업 등에 배분한다.
제약업종에서는 아스테라스 제약,
이번 조사대상의 약 20%인 66개사는 해외 연구개발 거점의 신설·확대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