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의 투자귀재라도 세월이 흐르면 ‘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일가. ‘오마하의 현인’ ‘수익률 신화’로 통하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런 버핏회장이 최근 인수합병 후 경영실적 악화에 시달리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미국 뿐 아니다. 아시아의 투자 구루(Guru)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손마사요시) 회장은 2년 전 인수했던 미국 이동통신사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한달째 철야하며 손실회복에 절치부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하인츠가 북미지역에서 총 2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정리해고 대상 중 700명은 일리노이 주 노스필드에 위치한 크래프트 본사 근무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크래프트 본사에는 총 1900명이 근무 중(2015년 7월 기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래프트하인츠 그룹의 비용절감 정책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출장비, 전기요금, 사무용품 구매비까지 아끼겠다고 밝혔으며, 본사 근무자에게 공급되던 간식도 중단하는 등 처절한 긴축상태에 돌입했다. 같은달 일리노이의 크래프트 본사를 시카고로 축소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크래프트하인츠의 이같은 비용절감 방침은 최근 미국 식품업계에 불어닥친 위기 상황을 반영한다. 포장식품을 주로 판매해온 미국의 대형 식품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점차 요리재료를 간소화하고, 신선식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진 탓에 성장동력이 약화된 상태였다. 이를 알고도 인수를 강행한 버핏회장 등의 경영진이 내놓은 대응책은 결국 비용절감에 그친 셈이다. 버핏 회장이 크래프트 인수 계획을 밝힌 후의 성과가 고스란히 담긴 2분기 실적발표에서도 크래프트, 하인츠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다.
크래프트하인즈는 식품업체 하인츠를 공동 소유한 3G캐피탈과 워렌 버핏의 버크셔헤서웨이가 지난달 식품업체 크래프트 그룹을 인수하며 탄생했다.
그래도 버핏의 경우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거액을 날리는 ‘손실’ 전에 사전 차단에 나선 격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손정의(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2년전 216억달러(23조3582억원)인수한 미국 통신업체 스프린트로 인해 두고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WSJ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수개월째 100여명의 통신엔지니어들과 일주일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스프린트 회생을 위한 구조조정안을 만들기 위해 철야분투 중”이라고 밝혔다.
스프린트는 잇단 실적악화 끝에 지난해 10월 T모바일에 미국 통신업체 3위자리를 내줬다. 손 회장은 지난해 3
이런 후폭풍으로 2013년 12월 10.79달러를 기록했던 주가는 현재 35% 수준으로 폭락해 3.88달러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4월~7월)에도 2000만달러 적자가 난 것으로 발표됐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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