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시진핑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외국으로 도피한 부패 혐의자를 좇는 중국의 ‘여우사냥’ 작전이 새로운 미중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최측근이었다가 부패혐의로 몰락한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 전선공작부장의 동생 링완청(令完成)이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행정부가 여우사냥을 위해 미국 내 비밀리에 파견돼 활동하는 중국 정부 요원에 대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링지화 추적에 나선 중국 요원들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정황이 포착된 여파다. 링지화는 2014년까지 미국에 머무는 것이 확인됐으나 이후 종적을 감췄다.
외교계에서는 링완청이 망명을 신청할 경우 근 10년 내 중국에 가장 큰 여파를 주는 망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링완청은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 전 부장의 동생으로 정치적, 경제적 핵심인사들과 교류해왔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 자국 정치계 정보를 꿰뚫고 있는 링완청이 미국에 입을 열지 않기를 원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중국인들은 ‘여우사냥‘ 작전에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중국 공안부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930명이 넘는 용의자를 송환했다고 밝혔으며, 중국 현지 언론들도 정부가 전 세계로 파견된 정보 요원들이 도피자를 귀국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요원들이 방문 목적이 국정 수행 아닌 관광이나 사업을 이유로 미국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해 강력한 수법을 동원해서 도피자를 송환하고 있다”고 NYT에 밝혔다.
NYT는 이 같은 중국 정부요원 임무는 수십 년 간 양국 정부가 상대국에서 수행해 온 정부의 비밀정보 수집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미국
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내 타국 정부요원의 추적을 담당하는 연방수사국(FBl)과 국토안보부가 중국 정보 요원의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문재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