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20대 난민 청년이 목숨을 걸고 6시간 동안 바다를 헤엄쳐 유럽 땅에 닿은 얘기가 화제다.
3년반 동안의 유랑 생활에 11개국을 거치며 온갖 어려움을 겪었지만 바다에서 헤엄쳐본 경험이 두 차례에 불과한 그에겐 6시간의 밤바다 수영이 최대 고비였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 청년 헤샴 모아다마니(24)는 한밤중에 여권과 레이저펜, 휴대전화를 비닐봉지로 싸고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잘 챙긴 뒤 터키의 해안가 체쉬메로 갔다.
3㎞를 헤엄쳐 가면 그리스의 무인도가 있었다. 대부분의 시리아인과 달리 모아다마니는 수영을 할 줄 알았지만 바다에서 헤엄친 경험은 두 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1000달러에 달하는 난민선 승선비를 마련할 수 없었던 모아다마니에겐 얼음장같은 바다에 뛰어드는 것밖엔 방법이 없었다. 일단 무인도에 도착해 구조를 요청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었다.
눈을 질끈 감고 헤엄쳐 무인도까지 닿았지만 절벽이 가팔라 도저히 올라갈 수 없었다. 그는 결국 지나가는 배가 보일 때까지 헤엄을 쳐 레이저펜으로 구조요청을 했고 그리스 해안경비대의 도움으로 유럽땅에 내렸다.
2012년 시리아 정부의 반군 탄압을 피해 난민 신세가 된 모아다마니는 레바논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1개국 땅을 밟았다. 요르단에서는 국경을 넘다가 걸려 여권을 뺏기고 2년간 수감돼 있었다.
뇌물을 주고 어렵사리 풀려난 그는 터키로 가서 그리스까지 헤엄친 뒤 결국 지난달 1일 독일에 닿았다.
모아다마니는 천신만고의 유럽행에서 바다에 뛰어들었을 때가 가장
그는 “독일 땅을 몇m 앞두고 경찰이 우리를 제지하더니 시리아인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경찰이 웃으며 ‘독일에 온 건 환영합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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