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격인 뉴욕·뉴저지 항만관리청장이 서부에 있는 별장을 편히 오갈수 있도록 ‘전용 노선’을 신설해 회사에 해를 끼치고 특혜를 요구한 혐의로 조사받던 미국 항공사 최고경영자가 결국 옷을 벗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제프 스미섹 CEO와 폭스홀 대외협력 담당 부사장, 마크 앤더슨 기업·대정부 업무 담당 수석 부사장이 지난 7일부로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뉴저지 데이비드 샘슨 뉴욕·뉴저지항만관리청장 재직시절 편의를 봐주고 사업적인 특혜를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당한 것은 스미섹 CEO가 제공한 편의 내용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 2011년 갑자기 계획에 없는 뉴어크~콜롬비아 항공편을 신설했다. 샘슨 전 청장의 사무실 인근인 뉴어크 공항과 그의 별장이 위치한 콜롬비아를 잇는 이 항공편은 때로는 샘슨 전 청장 홀로 이용할 정도로 고객이 없어 적자투성이 노선으로 꼽혔다. 이 노선은 스미섹 CEO와 샘슨 전 청장이 뉴욕 맨하탄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 직후 만들어졌으며, 그가 퇴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이 노선이 이후 ‘청장님 노선’(Chairman’s Flight)로 불렸던 이유다. 항만관리청은 뉴어크 일대의 공항을 비롯해 항구 등 주요 인프라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기관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뉴어크 공항에 가장 많은 노선을 갖고 있는 업체로 ‘청장님 노선’ 신설 댓가로 더 큰 항공편을 취항하게 달라며 샘슨 전 청장에게 일종의 특혜를 요청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스미섹 CEO가 경영을 맡은 이래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속적으로 구설수에 휘말렸다. 항공시스템 오류로 전 세계의 유나이티드 항공편 일정을 두 시간씩 지연시켰던 사건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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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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