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난민들이 밀물처럼 몰려오자 유럽 국가들이 속속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럽 언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독일이 국경 통제를 시작한데 이어 14일에는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가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검문을 강화하고 나섰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날 헝가리와 국경 지역에 군과 경찰을 파견해 검문을 실시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도 헝가리 및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에서 검문 검색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중동 난민들이 그리스와 헝가리를 거쳐 서유럽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는 국가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도 국경 통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오 프랑켄 벨기에 이민장관은 국경 검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유효한 여권 소지자에게만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법무부도 급격한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통제 준비에 들어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밖에 스웨덴과 폴란드도 국경에서 검문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 내에서는 여권이나 비자없이 인적 이동이 가능한 ‘솅겐조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국은 국경 통제가 임시조치라고 밝히고 있지만 향후 난민 사태가 해결되지 못하면 국경 통제 시일이 훨씬 길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난민 유입이 넘쳐나는 가운데 EU차원에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불협화음은 커지고 있다. 14일 EU 내무 및 법무장관들은 브뤼셀에 모여 EU 집행위원회가 제의한 난민 수용 방안을 논의했지만 난민 강제할당 합의에 실패했다. 전체 중 4만명 분산 수용안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추가 12만명에 대해서는 다음달 논의하기로 했다. 서유럽국가들은 강제수용안에 대해서 환영하고 있지만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난민들은 독일로 가기위해 동유럽 마피아들이 마약을 밀수하는 루트까지 이용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마약·자동차 밀수와 밀입국의 중심지인 터키 북서부 불가리아와 인접한 에
마피아 조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 길은 2013년 가을부터 난민들에게 인기를 얻었지만 지난해 그리스로 향하는 ‘해상 루트’의 가격이 내려가 난민들이 해변으로 몰리면서 인기가 떨어졌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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