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영국 노동당 당수로 선출된 ‘강성 좌파’ 제러미 코빈이 취임 첫주부터 곤욕을 치루고 있다. 국가행사에 참여해 국가를 부르는 것을 거부해 구설수에 오른데다가 최대 지지세력인 영국 노조 행사에서 연설문을 까먹기까지 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코빈은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세인트폴 성당에서 열린 영국 본토 항공전 75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국가 ‘하나님 여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Queen)를 부르는 동안 침묵을 지켰다. 이는 코빈이 왕실에 반대하는 공화주의자이자 반전 평화주의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 제창을 거부한 것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외손자인 니컬러스 솜스 보수당 하원의원은 “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은 여왕과 본토 항공전에 참여한 조종사들에게 매우 무례하고 실례가 되는 일”이라며 비난했다.
코빈의 굴욕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같은날 브라이튼에서 열린 영국 최대 노조인 영국노동조합회의(TUC) 컨퍼런스에서 첫 키노트 연설
이날 코빈이 야당 의원들로 예비내각을 구성한지 이틀도 되지 않아 팔코너 법무부 장관이 “만약 코빈이 유럽연합(EU)을 떠나려 한다면 사임하겠다”고 경고해 코빈 당수는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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