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폭스바겐(VW)의 배출가스 조작 기술의 존재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사실상 방치했다고 독일 녹색당이 주장했다.
23일 일간지 디벨트는 지난 7월28일 녹색당이 배출가스 차단장치의 문제점 등에 대해 독일 교통부에 질의해 받은 답변서엔 이런 사실이 명백하게 나타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당시 녹색당은 휘발유와 경유 차량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차량에 장착된 배출가스 차단장치(Abschalteinrichtungen)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규제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이에 교통부는 “EU 집행위원회의 견해는 이 차단장치를 금지할 방안이 아직은 실무적으로 폭넓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연방정부는 이러한 견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통부는 또 “이런 배경하에서 연방정부는 EU 규정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 특히 자동차의 ‘실제’ 배출가스량을 더욱 줄이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규정 개선 작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교통부가 이미 VW가 미국에서 사용하다 이번에 적발된 것과 같은 차단장치 기술의 존재를 아주 명확하게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디벨트는 지적했다.
아울러 독일 정부가 이에 대응해 무엇을 해야할지를 EU 집행위와 분명히 논의해왔다는 점도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올리버 크리셔 녹색당 원내부의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알렉산더 도브린트 교통부 장관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도브린트 장관은 22일 VW 측에 ‘온전한 해명과 투명성’을 촉구하면서 “독립적 전문가들이 VW의 모든 디젤 차량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에 즉각 나서도록 연방자동차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크리셔 부의장은 “도브린트가 이제 와서 자신이 마치 자동차 운전자들의 구원자인 양 행세하고 있는데 이는 뻔뻔한 추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눈에 보이는 현상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이번 스캔들은 환경과 소비자보호를 중시하지 않고, 각종 속임수와 기만술책을 눈감아주는 정책의 산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셔 부의장은 “환경과 기후정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세계시장에서 패한다는 사실을 지금 도브린트 장관의 지원을 받는 독일 자동차산업이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녹색당 소속의 레나테 퀴나스트 하원 법사위원장은 “지금 우리가 보는 건 분명히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여전히 자리를 고수하는 마르틴 빈터코른
퀴나스트 위원장은 파사우어 노이엔 프레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스캔들은 VW에는 (원전사고와 같은) 초대형사고이며, 다른 업체들에도 재앙이 될 수 있다”면서 기업들의 매출 급감과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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