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올해 말까지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강연에서 “미국 경제가 건강하고,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물가가 생각만큼 오르지 않는 것은 저유가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인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는 내년 이후에 연준이 목표로 하고 있는 2%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가 또한 기준금리 인상에 우호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물가와 함께 기준금리 인상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고용 관련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며 “FOMC 위원들 대부분이 노동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16일 기준금리 동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하고 10월 인상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옐런 의장은 그러나 “많은 FOMC 위원들이 금리인상에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면서 “경제상황이 놀랄 정도로 바뀐다면 현재의 판단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옐런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블룸버그 집계 달러지수가 현지시간 24일 오후 5시10분(현지시간) 현재 약세에서 강세로 반전했다.
시장에서는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할 경우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는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한다는 신호다.
신흥국 통화 가치는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통화 가치는 17년 만에 최저로 급락했고 브라질의 헤알화는 최근 연일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한편 옐런 의장은 이날 연설 막바지에 건강 이상을 느껴 대학 의무실에서 진료를 받았다. 옐런 의장은 약 한 시간 가량 강연을 하는 도중 기침을 진정시키기 위해 말을 몇 차례 멈췄으며, 원고에서 자신이 읽는 대목을 놓치는
연준 대변인은 “옐런 의장이 오랜 시간 강한 조명 아래서 연설을 하다가 탈수증세를 보여 예방조치로 대학 응급의료진으로부터 검사를 받았으며 이후 상태가 나아져서 예정된 저녁 스케줄을 소화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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