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의 분쟁지역에서 미군이 양성한 현지 병력 수준이 오합지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훈련과정에 투입된 수십억 달러 예산이 고스란히 날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미국 훈련관이 키워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정부군들의 패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미군이 8년에 걸친 이라크전 끝에 2011년 철군하던 당시만 해도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듯 했으나, 이후 누리 카말 알-말리키 정부가 들어서며 오합지졸로 전락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아프간 정부군도 지난주 미군의 지원 끝에 북부 요충지 쿤두즈를 탈레반으로부터 탈환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힘겨운 싸움을 이어왔다. 아프간 정부군이 전투능력을 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미군이 무리하게 병력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북아프리카에서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내기 위해 조직한 현지군도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 미군이 모범사례로 꼽았던 말리군은 2012년 IS와의 전투에서 궤멸됐으며, 예멘에서는 지난 3월 시아파 후티 반군이 수도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미군이 키운 반테러 부대 등
NYT는 미군이 양성한 현지군들의 공통적인 문제점 세 가지로 리더십 부족하고, 테러와 싸울 의지가 결여돼있으며, 복잡한 현지 정치상황에 맞춘 작전을 펼치지 못하는 것을 꼽았다. 그 결과 미국 자문관이 없는 상황에서는 전투능력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지적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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