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 선거를 석달 앞둔 대만에서 여당 후보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조짐이다.
6일 중앙사를 비롯한 대만 매체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당에서 총통 후보 교체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당 주석인 주리룬(54) 신베이시 시장이 시장직을 사퇴하고 총통 후보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 주석은 이미 총통 후보로 선출된 홍슈주(67) 전 입법원 부원장에게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홍 후보는 “지금 사퇴한다면 주리룬과 ‘거래설’이 나올 수 있다”며 중도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홍 후보는 또 주 주석측에서 제기한 ‘주리룬 총통-홍슈주 부총통’ 런닝메이트 방안에 대해서도 거부 의사를 밝히고 오히려 주 주석에 부총통 후보가 되라고 역제안했다. 하지만 당내 지지세력이 더 많은 주 주석측은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해 후보 교체안를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홍 후보가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임시전당대회는 이르면 이달 말 열릴 전망이다.
국민당이 대선을 불과 석달 앞두고 후보 교체라는 강수를 두는 것은 현재 판세대로라면 정권을 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대만 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 지지율은 20%대에 그쳐 40%대를 기록한 민진당 차이잉원(59) 후보에 크게 뒤졌다. 마잉주 총통의 경제실정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국민당으로선 참신한 후보를 내세워야 이길 수 있는 상황으로 홍 후보는 대중성 측면에서 차이잉원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반면 주리룬은 지난 1월 국민당 주석 선거에 단독 출마해 역대 최고득표율로 당선되는 등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지난 5월에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과 ‘국공(國共) 수뇌회담’을 개최하기도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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