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관으로 한때 미국 시카고의 명물로 자리잡았던 일리노이 주청사가 매물로 나왔다.
브루스 라우너 일리노이 주지사는 13일(현지시간) 시카고 도심에 자리잡은 일리노이 주정부 제2청사인 제임스톰슨센터 빌딩 매각 계획을 공개했다. 과도한 재정적자로 더이상 청사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매각 이유다. 일리노이주는 무리하게 공무원연금을 도입했다가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주다.
일리노이주의 ‘뼈아픈’ 청사 매각 계획은 재정적자에 시달리면서도 호화판 청사를 짓고 있는 한국의 일부 지방자치단체에도 타산지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계획에 따르면 제임스톰슨센터 빌딩을 민간 부동산개발업체에 매각해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곳에 근무하는 2000여명의 공무원은 인근 스피링필드 주청사와 시카고 시내에 산재한 사무실에 분산배치할 예정이다.
제임스톰슨센터 빌딩은 거액의 공사비용 때문에 건설 초기부터 호화판 청사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일리노이주가 랜드마크를 짓는다는 명분 하에 1억7200만달러를 들여 건물을 완성했다. 하지만 건물 전면이 유리로 덮여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난방비와 냉방비가 천문학적으로 들어 일리노이주 재정에 독소로 작용했다. 완공 30년을 맞이하면서 유지보수 비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주정부 재정이 여의치 못해 보수가 지연돼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임스톰슨센터 빌딩은 시카고 시청과 마주하며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한다. 세계적인 건축가 헬무트 얀이 설계한 건물로도 유명하다. 연면적 11만㎡ 규모로, 1층부터 3층까지 상가로 활용되고 4층부터 주정부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1985년 완공시에는 일리노이센터로 불렸고 1992년 당시 주지사인 제임스 톰슨의 이름을 따 새로 명명됐다.
일리노이주는 10년 전인 2000년대 중반에도 제임스톰슨 빌딩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라드 블라고예비치 전 주지사가
현지 언론은 제임스톰슨센터 빌딩을 리모델링하기보다는 매각과 함께 철거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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