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캐나다 총선에서 가장 ‘핫’(Hot)한 이슈를 몰고 다니는 정치인은 43세의 자유당 대표 쥐스탱 트뤼도다. 의원 경력 7년·당대표 경력 2년의 일천한 정치경력과 함께 의원재임 시절 중 ‘마리화나’를 즐겨 피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 트러블메이커다.
하지만 집권기간만 9년·정치경력 20년에 이르는 ‘백전노장’ 보수당 스티픈 하퍼 총리를 여론조사에서 훌쩍 뛰어 넘어면서 질풍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전통적으로 중도보수 성향 표심이 강했던 캐나다에서 10년 만에 보수정권을 무너뜨리고 진보성향의 자유당이 정권교체를 이뤄 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트뤼도 대표는 1968년부터 17년간 자유당 총리로 재임했던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의 맏아들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의 인기는 단지 ‘거물’의 아들로서 후광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관광과 석유수출이 경제주축을 이루는 캐나다는 최근 유가급락으로 인해 경제상황이 급속히 악화됐다. 트뤼도 당수는 높은 실업과 가계위축으로 불만이 커진 민심을 겨냥해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3위에 머무르던 자유당 지지율이 크게 오르기 시작한 것도 이런 공약이 선거 핵심이슈로 떠오르고 나서다. 트뤼도 대표는 당선 시 도로·교량·각종 공공교통시설 투자에 수십억 달러를 쏟겠다며, 3년간 ‘적정량의(moderate)’ 재정적자까지 감수할 수 있다는 공약을 8월말 발표했다.
그는 “과감한 정부투자를 통해서만 무기력증에 빠진 캐나다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기존 원자재 시장 경제에 기대던 보수정권보다 젊은 진보 정치가 캐나다 경제구조의 디지털 개혁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게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트뤼도 대표가 과감한 공약으로 판세를 뒤집고, 네 차례 TV 토론회에서 능숙한 모습을 선보이자 ‘준비가 덜 된(not ready)’ 후보라는 비난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트뤼도 대표는 지난 14일 온타리오주 모호크 대학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싶다”며 선거 승리를 자신하기도 했다.
트뤼도 대표는 지난 13일 시행된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하퍼 총리와의 격차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하퍼총리가 체결에 서명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맹공격 중이다. 트뤼도 대표는 다른 제1야당인 신민주당과 함께 보수당이 제안한 TPP 비공개 정부 브리핑을 거부했다. 불과 일주일 전 에드 패스트 대외무역부 장관이 TPP의 상세한 내용을 국민에 밝히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어기고 밀실브리핑을 제안했다는 것이
캐나다는 한국과도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이기 때문에 정권 교체에 따라 양국간 통상관계도 적지않은 변화를 겪을 수 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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