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 인수’ 메모리반도체에 내딛은 거인 중국의 첫 발걸음

하드디스크 시장 1위 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이 플래시 메모리 업체 샌디스크를 190억달러(약 21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웨스턴디지털의 최대주주인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를 지난 20일 종가에 15% 프리미엄을 얹어 총액 190억달러에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반도체시장의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앞서 이달초 칭화유니그룹은 37억8000만달러를 투자해 웨스턴디지털 지분 1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결국 중국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샌디스크를 손에 쥔 셈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책에 힘입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자국내 반도체 및 관련 부품 업체들과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벤처기업까지 인수했다. 미국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 인수까지 노렸지만, 미국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반대한 탓에 무산되기도 했다.
샌디스크는 지난 2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 세계 4위(시장점유율 14.8%)다. 삼성·도시바·마이크론 등의 업체와 경쟁이 치열하지만, 낸드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덕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 관련 원천 특허를 갖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기준 하드디스크 시장점유율 44%를 기록해 이 분야 1위다. 그러나 PC소비 감소로 주력제품인 하드디스크 판매가 부진해 신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