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과테말라의 대통령 선거에서 TV 코미디언 출신의 야당 정치 신예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25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 개표가 70% 진행된 가운데 국민통합전선(FCN)당을 대표한 중도 성향의 지미 모랄레스(46) 후보가 72%를 득표하자 승리를 선언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결선에서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의 전 부인이자 좌파 성향의 야당인 국민희망연대(UNE)를 대표한 산드라 토레스(59) 후보는 27% 득표에 그친 뒤 패배를 시인했다.
현지 방송들은 모랄레스를 “대통령 당선자”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정치 풍자 쇼 등을 진행했던 코미디언과 전 퍼스트레이디 간의 대결로 관심이 쏠렸으나 과테말라 유권자들은 ‘풋내기 정치인’을 선택했다.
모랄레스는 오토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이 정부 관리 세관 뇌물 비리의 정점에 있다는 의혹 속에서 사임하고 법원에 출두하는 등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지난달 치러진 1차 투표에서 23.29%를 득표했고 토레스는 19.75%를 얻어 함께 결선에 올랐다.
모랄레스는 선거 초반 ‘무명’에 불과했으나 정권 고위층이 연루된 부패 사건이 크게 불거지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10여 년간 방송에만 몸담았을 뿐 정치, 행정의 경험이 없는 모랄레스는 과테말라의 국민 통합과 아동 굶주림을 개선하기 위한 식량 안보, 교육의 질 개선, 국내총생산(GDP) 4% 성장 등을 국정 과제로 내세웠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모두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교사들이 제대로 교육 업무를 수행하는지 감시하기 위해 위성항법장치(GPS)를 지니도록 하겠다는 등 다소 비현실적인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모랄레스를 내세운 FCN당은 독재자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가 1980년대 초반 쿠데타로 집권할 당시 마야 원주민 학살을 지휘한 전직 군 장성 출신의 한 인물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모랄레스는 FCN에 내전에 관여한 군부 출신 인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총선에서 FCN당은 의회 158석 중 고작 11석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모랄레스는 집권 여당의 절대적인 약세를 극복하고 과테말라의 정국 안정과 부정부패 청산 등을 위해 노련한 코미디언다운 기지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정치 분석가들은 조언한다.
모랄레스는 사임한 페레스 몰리나를 이어 대통령 잔여 임기를 맡은 헌법재판관 출신의 알레한드로 말도나도로부터 내년 1월 대통령직을 승계할 전망이다.
결선에서 고배를 마신 토레스는 남편 콜롬이 대통령에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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