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프라이드 치킨, 피자, 도넛···’
2011년 경제 문호를 대외에 전격 개방한후 첫 실시되는 총선(8일)을 앞두고 있는 미얀마로 글로벌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한국 롯데리아, 말레이시아 마리브라운 등이 미얀마에 진출한데이어 올들어 KFC 등을 필두로 미국 글로벌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속속 미얀마에 상륙하면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KFC는 미국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로선 처음으로 지난 7월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핵심 상업지역에 1호점을 오픈했다. 1호점이 문을 열자 당시 수백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몰리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현재도 KFC 인기는 계속되고 있어 고객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을 정도다. KFC의 성공 스토리는 미국의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자극했다. 도넛으로 유명한 크리피 크림은 지난 8월, 앞으로 5년내에 점포 10개를 미얀마에 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크리피 크림의 단 빔 이사는 “미얀마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어 잠재력이 높다”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피자 체인점 피자헛도 미얀마 점포 개설을 준비중이다.
미국 업체들이 미얀마에 눈독을 들이게 된 단초를 제공한 것은 미얀마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다. 미얀마가 지난 2011년 군부독재를 종식시키자 미국은 단계적으로 경제제재를 풀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국기업들이 풍부한 젊은 인구 등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갖춘 미얀마에서 커다란 사업기회를 포착한 것. 중국, 인도, 아세안(ASEAN)이 만나는 지리적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는 미얀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1200달러 수준으로 빈국에 속한다. 하지만 인구가 5300만명에 달하는데다 경제도 2012년 이후 7~8% 성장하고 있어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의 마지막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오는 8일 실시되는 총선은 25년만의 자유 보통 선거다. 이번 총선은 미얀마 경제 개혁·개방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민주화 운동 기수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 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민주 선거가 시행되고, 군부가 그 결과에 승복한다면 미얀마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미얀마에서 월 50만차트(45만원) 이상 버는 중산층이 2020년 103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2012년 대비 2배 수준이다. 특히 최근 미얀마 가계의 외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 희소식이다.
외식문화 확산과 함께 KFC 음식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날개 돋힌듯 팔려나가고 있다. 미얀마 KFC 점포에서 팔리고 있는 닭 2조각, 프렌치 프라이, 청량 음료로 구성된 기본 세트 메뉴 가격은 3500차트(3200원)다. 미얀마 전통 카레, 밥 등의 퓨젼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이 2000차트(1800원) 추가된다. 양곤 시민들의 점심 식사비로 평균 1000~1500차트(910~1400원)를 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KFC 가격은 비싼편에 속한다. 글렌로치 어드바이저리의 니콜라스 파렐리 파트너는 “KFC 사례는 최근 미얀마 경제 변화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계 대형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속속 미얀마로 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얀마에 먼저 들어온 한국 롯데리아, 말레이시아은 마리브라운 등은 지난 2013년 미얀마에 첫 점포를 내면서 인지도를 높여왔지만 앞으로 미국계 ‘공룡 프랜차이즈’ 업체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일본계 햄버거 체인점 푸레쉬니스 버거는 사업 부진으로 올해 양곤 점포 문을 닫았다. 이 체인의 주력인 소고기 버거가 미얀마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얀마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모두가 성공할수는 없다는 점에서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문재용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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