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빌 그로스가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로스가 잇따른 투자실적 부진으로 신뢰를 잃자 소로스가 투자자금을 회수해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소로스가 보유한 자산운용사인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가 그로스의 투자펀드에 넣었던 자금 4억9000만달러(약 5550억원)를 빼내갔다고 보도했다. 작년 11월 투자한 이래 1년여만에 회수를 통보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로스가 돈을 빼간 이유는 그로스 펀드의 부진한 투자수익률 때문이다. 펀드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그로스가 운용하는 ‘야누스 글로벌 무제한 채권펀드’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5%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는 채권펀드 평균 수익률 0.22%를 밑도는 것인데다, 경쟁펀드 중 무려 74%가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물론 소로스 돈은 다른 자금과 분리돼 별도 계좌에서 운용되고 있었지만 운용전략 자체는 같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스에 대한 소로스의 불신은 가뜩이나 흔들리는 그로스 펀드에서 고객 이탈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그로스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3560만달러에 그쳤다. 같은기간 5개월은 순유출이 일어났고, 특히 9월에는 465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그로스 펀드는 올해 8월 기준으로 14억달러 가량을 운용중인데 그나마 이중 7억달러는 그로스 본인이 넣은 돈이다.
그로스는 전 직장 핌코를 세계 최대 채권펀드로 키우며 ‘채권왕’ 칭호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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