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로우플레이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백악관 경제고문 출신의 모리스 옵스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일 IMF 연례 학술회의에 참석, “물가상승률이 지나치게 낮은 상태가 계속되는 ‘로우플레이션’이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전 세계가 로우인플레이션발 경기침체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낮은 물가상승률이 계속되고 있는게 최근 전세계 경제상황이다.
옵스펠드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원자재값이 물가상 승률 하락을 부추겼지만 궁극적으로 낮은 물가는 투자와 소비 그리고 성장 발목을 잡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진국이 목표로 삼고 있는 인플레이션 2% 도달이 쉽지 않다”며 “이같은 로우플레이션 상황을 타개할 대책으로 전통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통념을 깨는 통화정책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 더이상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은 힘겨운 상황이고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금리인하를 통한 통화정책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통화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는 통화공급을 급격하게 늘려 경기를 부양하자는 아데어 터너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 의견과도 일맥상통한다.
앞서 터너 위원은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은 한계가 있다”며 “통화공급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터너 위원은 또 앞으로 5년내 일본이 이같은 통화공급 확대 정책을 절실하게 원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경기둔화에 직면한 여타 중앙은행들도 통화공급 확대를 채택할 수밖에 없을
옵스펠드 이코노미스트의 통념을 깨는 통화정책 시행 발언과 관련,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내 매파성향 인사들의 반발을 살 수 있고 중앙은행의 지나친 권한 확대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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