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음으로 유전자변형(GM) 동물을 밥상에 올릴 수 있다는 결정이 나왔다. 농생명공학계는 향후 개발될 유전자변형 식품 승인 가능성을 높여준 이정표로 보고 있지만, 벌써부터 환경단체·소비자단체 반발이 만만치않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아쿠아바운티 테크놀로지’가 1995년 개발한 유전자변형 연어가 식용에 문제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그동안 승인받은 유전자변형 식품은 옥수수·콩 등 식물류로, 동물이 식용으로 승인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성명에서 FDA는 “이 연어가 동종 양식의 일반 연어와 비교해볼 때 영양학적으로 차이가 없다”며 “법률에 따른 식품안전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개발 직후 바로 승인을 요청했던 아쿠아바운티로선 20년만에 맛보는 쾌거인 셈이다.
이 연어는 대서양 연어에 태평양 연어 유전자를 섞어 만들어졌다. 다른 연어에 비해 2배 이상 빠르게 자라기 때문에 양식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무엇보다 FDA가 일반 연어와 ‘동등하다’고 밝힌 만큼 유전자변형 식품임을 표기하는 특별 라벨도 붙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장기적으로 사람 건강에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같은 이유로 미국에서 지금껏 승인된 유전자변형 식물은 바로 식탁에 오르기보다 가축사료, 가공식품 원료로 주로 쓰이는 실정이다. 또 유전자변형 연어가 양식장을 탈출할 경우 일반 연어와 섞여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대상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강해 연어가 실제 밥상에 오르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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