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험사들이 중국 증시에서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0조원에 달하는 자금력을 내세워 최근 잇달아 상장사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이다.
8일 포발은행은 공시를 통해 푸더생명이 지분을 20%까지 늘려 3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생보사 중궈런슈는 130억위안(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우정저축은행 지분 5%를 확보했다. 이로써 중궈런슈는 국제금융공사, 알리바바 등과 함께 이 은행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양광보험은 이보다 앞서 지난달 말 중칭여행사를 비롯한 3개 상장사 지분을 매입했다.
중국 보험사 가운데 가장 왕성한 식욕을 보인 곳인 안팡보험이다. 지난 7일 중국 최대 태양광발전기업 진펑 지분 5%를 인수한데 이어 계열사들과 함께 5억5000만위안(약 1000억원)을 들여 부동산개발사 완커 지분 5%를 매입했다. 8일에도 중국 전통 제약업체로 유명한 동인당 지분 5%를 사들였다. 특히 안팡보험은 올해 해외에서 잇따라 굵직굵직한 M&A를 성사해 보험업계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를 이끌고 있다. 한국 동양생명과 미국 피델리티앤개런티, 벨기에 FIDEA 등 안팡이 올해 외국 보험사를 인수하는데 쓴 돈만 400억위안(약 7조2000억원)에 달한다.
올들어 중국 증시에서 대주주가 바뀐 기업은 지난달까지 70여곳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보험업계 투자가 절반 가까이 된다. 중국 보험업계가 잇달아 상장사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보험 가입자가 늘면서 보험료 수입과 보유자산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업계 총자산은 12조위안(약 2100조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중 80%가 운용가능한 여유자산으로 분류된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도산과 이로 인한 부실채권 때문에 적자 위기에 직면한데 반해 보험업계는 평균 7~8%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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