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에 밀려 글로벌 시장에서 설땅을 잃고 절치부심하던 일본 전자업체들이 앞다퉈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뭉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인데, 향후 한국 기업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활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샤프가 액정사업부분을 분사해 재팬디스플레이(JDI)와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JDI는 2012년 히타치, 도시바, 소니의 중소형 액정사업을 통합한 회사로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최대주주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샤프 액정사업에 산업혁신기구가 돈을 투입해 분사시킨 후 JDI와 통합한다는 시나리오다.
당초 중국 홍하이 등이 기술력이 탁월한 샤프 액정사업 인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팬디스플레이와 통합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방향으로 정리됐다는 전언이다.
샤프 액정사업과 JDI를 통합시킨뒤 최근 떠오르고 있는 OLED(발광다이오드)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투입해 한국, 대만,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겠다는 심산이다. 액정사업 통합은 최근 가속화하고 있는 일본 전자업계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과거 10여 개 이상의 전자업체들이 백색가전, 반도체, 스마트폰 등 백화점식 사업을 벌이다 경쟁력을 잃어버린 뼈저린 아픔을 겪은뒤 올들어 버릴 것은 버리고, 필요한 것은 통합하는 작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최근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전자업체 이합집산의 중심에 있는 기업은 일본 최대 전자기업 도시바다. 부적절한 회계 문제로 큰 타격을 입은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영상센서사업을 소니에 넘겼다.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 추락으로 고전하던 소니는 도시바 영상센서사업을 넘겨받아 센서와 게임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했다. 도시바는 또 백색가전사업을 중국 등 신흥국 전자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달초에는 도시바, 후지쓰, 바이오(소니에서 분사)가 컴퓨터 사업 통합을 검토하고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NEC레노버와 함께 일본 컴퓨터 시장을 양분하게 된다. 전자업체 NEC는 지난 2011년 컴퓨터사업부를 중국 레노버에 매각한 바 있다.
일본 전자업체 구조조정 효과는 실적으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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