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달러뿐 아니라 다른 주요 무역파트너 국가들의 화폐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를 발신했다.
외신들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시스템을 변경할 경우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며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오후 홈페이지에 ‘위안화 환율에 대한 관찰은 통화 바스켓을 바라봐야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중국화폐사이트 특약평론원’이 쓴 이 글은 “중국 외환거래센터(CFETS)가 11일 중국화폐사이트를 통해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를 공식 발표했다”며 “이는 (중국)사회가 위안화 환율을 관찰하는 시각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는 13개 통화 환율로 구성된 것으로, 위안화의 가격 변동을 더욱 포괄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평론원은 “오랫동안 시장이 위안화 환율을 관찰해온 시각은 주로 위안-달러라는 양자(雙邊) 환율이었다”며 “(그러나) 위안-달러의 양자 환율은 무역상품의 국제 가치를 완전하게 반영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위안화 환율은 달러만을 참고해서는 안 되며 통화 바스켓을 참고해야한다”며 “통화 바스켓을 참고하는 것은 단일 화폐(달러)를 참고하는 것에 비해 한 나라의 상품과 서비스의 종합적 경쟁력을 더욱 잘 반영하고 수출, 투자, 국제수지를 더욱 잘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달러에 대한 위안 환율은 다소 평가절하되기는 했지만 국제 주요화폐 중에서 위안화는 여전히 강세를 띤 화폐에 속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민일보 측의 이런 행보에 외신들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의 달러 고정(페그)을 포기할 수 있다”는 분석들을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중앙은행이 위안화 환율 방식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며 중국이 위안-달러 연동을 해제하는 대신 위안화를 더욱 광범위한 무역 파트너 국가들의 화폐와 연동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이 이런 조치를 언제 취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중국은 과거에도 이 같은 방안을 거론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WSJ은 위안-달러 연동을 해제하려는 그 어떤 조치도 화폐시장, 투자자 및 세계 무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위안화 환율 시스템 변경 행보는 위안화 약세로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경기둔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위안화 역시 평가절상 압력을 받게 된다며 중국이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중국의 성장률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달러에 고정된 위안화 역시 강세를 나타내고, 이는 중국 상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유럽이나 일본 등이 화폐 가치를 떨어뜨려 경기를 부양하려고 하는 것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도 미국의 금리 인상은 유럽이나 일본의 경제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중국의 성장률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면 중국의 성장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5∼16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내년에도 적게는 2회, 많게는 4회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