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인터넷 공간에서의 감청과 공격, 군비경쟁을 반대한다며 인터넷 안전은 국제사회 공동책임이라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이슈에 대한 미국의 공세에 맞서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국제규칙을 제정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제2회 세계인터넷대회에 참석, 개막 연설을 통해 “인터넷공간에서 안전과 발전은 두 바퀴와 같다”며 “안전은 발전을 보장하고 발전은 안전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 안전은 어느 한 국가가 아닌 국제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며 “각국이 함께 정보기술 남용을 막고 인터넷공간에서의 감청, 공격행위, 군비경쟁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국제사회가 보편적인 인터넷 국제규칙을 제정하고, 사이버범죄를 막는 사법협조체제를 구축해 평화로운 인터넷 환경이 조성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인터넷공간을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각국의 주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제기하는 국가기관 주도 해킹 등 사이버범죄 의혹에 대해 일방적 기준이 아닌 국제규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날 저개발국에 대해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중국은 세계 각국과 협력하고 자금을 투입해 모든 나라와 인터넷으로 연결되길 바란다”며 “중국 내에선 오는 2020년까지 농촌지역까지 전국에서 인터넷이 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미국에 대항해 인터넷규칙 제정에 목소리를 내고 한편으론 저개발국 인터넷환경 개선에 자금을 지원, 인터넷공간에서도 G2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의도다.
시 주석은 또 “세계경기가 불확실하고 중국 경제의 하방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터넷경제를 통해 공동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면서 “중국은 각국과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인터넷경제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각국 기업과
18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세계인터넷대회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를 비롯해 8개국 지도자와 120여개국에서 온 인터넷 전문가, 정부 관리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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