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전만해도 기세당당하게 기준금리를 올리며 미국 경기 회복 자신감을 내비쳤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주춤거리고 있다.
가파른 중국 경기침체 불안감과 속절없이 떨어지는 저유가 추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미국경제 회복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추가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기 부담스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은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후 발표한 성명서에 “글로벌 경제·금융여건을 면밀하게 모니터할 것”이라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연준은 지난해 8월 중국발 금융쇼크가 미국 등 세계 증시를 덮치자 9월 FOMC 성명서에 ‘글로벌 경제 여건’문구를 집어넣고 당초 예정됐던 금리인상 행보를 철회한 바 있다.
이와관련해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최근 금융상황 악화와 글로벌 리스크 확대흐름이 미 경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은 “글로벌 여건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시간을 갖고 판단하겠다는 뜻”이라며 “현재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할 만큼 경제지표가 빠른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JP모건은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6월 금리인상 전망을 제시했다. 그동안 연준은 대외 여건 변화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국내 고용과 물가 등 거시경제지표 추이를 보고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중국발 경기침체 확산 불안감과 저유가 쇼크가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외로 커지고 있는 점에 당혹해하고 있다. 미국경기전망도 다소 악화됐다. 지난 12월 FOMC성명서에서는 가계소비와 기업 고정투자가 견고한(solid)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표현했지만 1월 FOMC성명서에서는 완만한(moderate) 증가세로 하향 조정됐다. 또 중기적으로 물가가 2%로 상승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확신’(reasonably confident)한다는 문구는 아예 삭제됐다. CNBC에 따르면 FOMC 정례회의가 끝난 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성명서 발표 전 31%에서 24%로 떨어졌다. 로라 로스너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 결정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3월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물론 3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이클 가펜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3월 FOMC때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남겨뒀다”며 “지표나 금융시장이 추가 악화되면 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지만, 반대로 지표와 시장이 개선되면 올 3월에 두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시장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된다는 전제하에 3월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씨티은행도 3월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연준 기준금리 추가인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놓고 연준과 시장간 괴리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연준은 올 연말 정책금리가 1.37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 올 한해동안 0.2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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