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일(현지시각)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한국 정부도 지카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전파될 가능성은 낮지만 감염된 환자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대응 수위를 상향조정했다.
WHO는 이날 긴급 위원회를 열어 “중남미를 중심으로 전세계로 확산되는 지카바이러스가 국제 보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제보건 비상사태 선포 배경을 설명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지난해 브라질에서 지카바이러스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4000여명의 소두증(小頭症) 신생아가 태어났다”며 “여행·교역 금지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국제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찬 사무총장은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의료인력과 재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발진, 관절통, 눈 충혈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특히 임신부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카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인 브라질은 임산부들에게 오는 8월 개최하는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때 방문을 삼가하라고 경고했다. 자케스 바기네르 브라질 수석장관은 이날 “지카 바이러스 위험은 임신부에게 심각하다”며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올림픽 방문을 권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사례 5건이 신고됐다. 이중 3건은 음성으로 확인했고 2건은 검사 중이라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카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모기를 통해 전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현재 국내에는 이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의 성충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카바이러스 발생국이 대부분 국내와 교류가 활발한 국가인 만큼 현지 감염자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는 입국자를 상대로 한 검역을 강화하고 출국자를 대상으로 예방 홍보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은 “임신 중에는 최근 2개월내에 지카바이러스 감염 발생 국가에는
[김기철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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